지렁이 비료
대표적인 회사가 테라싸이클(TerraCycle)이다. 이 회사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1학년생 톰 재스키(Tom Szaky)의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그는 어느 날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지렁이 똥이 식물비료로 최고라는 친구의 말을 듣게 된다. 그는 처음에는 비위가 상한다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그는 지렁이를 이용한 천연비료 사업을 구상한다
재스키의 이 장난 같은 아이디어가 현실화한 것이 2001년 탄생한 테라사이클(TerraCycle)이다. 사업은 실제로 돈이 됐다. 2005년 46만 달러, 2008년 420만 달러 수익을 기록했다. 3년 만에 수익률이 806%나 성장한 것이다. 덕분에 비즈니스위크, 타임지, 엔비씨 등 미국 주요 언론이 앞 다퉈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테라사이클의 첫 제품인 지렁이 배설물은 시장에 내놓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홀푸드 마켓, 홈 디포 등 대형 유통업체가 그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천연비료로서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생산 방식은 간단하다. 주원료는 음식물 쓰레기이고, 주된 노동력은 24시간 일하는 붉은 지렁이들이다. 그러니 다른 천연비료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포장용기도 색다르다. 테라사이클은 용량만 똑같다면 포장용기를 가리지 않는다. 펩시, 코크, 스프라이트, 환타 등이 자유롭게 포장용기로 활용된다. 같은 용량, 각각 다른 브랜드의 음료용기에 테라사이클 라벨만 붙이면 제품포장은 그걸로 끝이다.
필요한 쓰레기를 얻기 위한 방식도 독특하다. 구멍가게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대신 예전 구멍가게에는 빈 병을 모아오는 이이들에게 개당 돈을 주듯 이 방법을 쓰고 있다. 다만 인터넷을 활용해 수거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쓰레기를 다시 활용하는 과정에 고객을 끌어들인 것이다. 아이들이 원자재를 모아 보내주고, 만든 제품은 다시 아이들이 구매한다. 제품 생산 과정에 참여한 고객일수록 브랜드 충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